2019-10-06

제수의 준비

제수의 준비

  주부는 제사에 사용 될 그릇을 깨끗이 씻고 제수(제사 음식)를 장만한다.
제사를 지내기 전에 제상에 올릴 제수를 먹어서는 안 된다. 마련된 제수는 큰상 위에 올려 놓고 식어서는 안될 밥, 국, 탕 등은 제상에 올리기 직전에 그릇에 담아야 한다.
예전에는 제수의 종류가 많고 조리와 진설하는 법이 매우 까다롭고 복잡하였으나 오늘날에는 가능한 한 간소화하여 제사에 필요한 최소한의 것만을 준비하도록 한다.

(1)밥(飯)
제삿밥으로 신위의 수대로 주발 식기에 수북이 담고 뚜껑을 덮는다. 예전에는 밥 외에도 국수를 올렸으나 오늘날에는 생략해도 무방하겠다. 

(2)국(羹) 
제사 국이다. 신위의 수대로 대접 또는 주발을 담고 뚜껑을 덮는다. 재료는 쇠고기와 무우를 네모로 납작하게 썰어서 함께 끓인다. 고춧가루, 마늘, 파 등을 쓰지 않는다.

(3)떡 
제사에 쓰는 떡은 현란한 색깔을 피하므로 팥고물을 쓸 때도 껍질을 벗겨 내어 가급적이면 흰 빛깔이 되게 한다.
보통은 백설기나 시루떡을 해서 사각의 접시에 보기 좋게 놓고, 신위의 수에 관계없이 한 그릇만 올리기도 한다. 

(4)탕(湯)
탕은 오늘날의 찌게라고 할 수 있다. 쇠고기, 생선, 닭고기 중 한 가지만을 택하여 조리한다.
요즈음은 간소하게 하느라 한 번에 세 종류의 재료를 넣고 끓여 나누어 담기도 한다.
양념에 파, 마늘, 고추 등은 쓰지 않는다. 예전에는 탕의 수를 1, 3, 5의 양수(홀수)로 하였고 탕의 재료로는 고기, 생선, 닭 등을 사용하였다.
3탕일 경우는 육탕, 어탕, 계탕을 준비하였는데 모두 건더기만 탕기에 담았다. 

(5)전(煎)
기름에 튀기거나 부친 것으로 육전과 어전 두 종류를 준비한다.
옛날에는 적과 함께 계산하여 그릇 수를 홀수로 만들기 위해 전은 반드시 짝수로 만들었다.
전과 적을 합하여 홀수가 되어야 하는 것은 재료가 고기, 생선 등 천산(天産)이기 때문에 양수인 홀수에 맞춘 것이다.
육전은 쇠고기를 잘게 썰거나 다져서 둥글게 만들어 계란을 묻혀 기름에 부친다. 어전은 생선을 저며 계란에 무치고 기름에 부친다. 

(6)적(炙)
적(炙)은 구이로서 제수 중 특별식에 속한다. 옛날에는 육적, 어적, 계적의 3적을 세 번의 술잔을 올릴 때마다 그때그때 바꾸어 구워서올렸다.
오늘날에는 한 가지만 준비하도록 하고 올리는 것도 처음 진찬 때 함께 하고 잔을 올릴 때마다 따로 하지 않는다.
육적은 쇠고기를 2~3등분하여 길게 고춧가루를 쓰지 않고 익혀서 사각의 접시에 담는다.
이때 머리는 동쪽으로 하고 배는 신위 쪽으로 가게 담는다. 배가 신위 쪽으로 가면 음식이 가까이 있는 모습이 되지만 등이 신위 쪽으로 가면 도망하는 모습이 되기 때문이다.
계적은 닭의 머리, 다리, 내장을 제거하고 구운 것으로 등이 위로 가게 하여 사각의 접시에 담는다. 

(7)나물(熟菜)
익힌 채소이다. 한 접시에 고사리, 도라지나 무, 배추나물 등 3색 나물을 곁들여 담는다. 또는 각기 한 접시씩 담기도 한다. 

(8)김치(沈菜)
희게 담근 나박김치를 보시기에 담아서 쓴다. 고춧가루를 쓰지 않은 것이라야 한다.

(9)간장(淸醬)
맑은 간장을 한 종지에 담는다.

(10)과일류
전통적으로 제사에 쓰인 과일은 대추, 밤, 감(홍시, 곶감), 배였으므로 이것들은 꼭 준비하고 그 밖에 계절에 따라 나는 사과, 수박, 참외, 석류, 귤 등의 과일을 1~2종 준비하면 충분할 것이다.
옛날에는 과일이 지산(地産)이라 하여 그릇 수를 음수인 짝수(2, 4, 6, 8)로 하였다.  

(11)포(脯)
고기를 말린 육포, 생선의 껍질을 벗겨서 말린 것, 문어나 마른 오징어 중에서 한두 종류를 사각의 접시에 한 그릇만 담는다.
제수로 보통의 음식을 쓰게 된 것은 돌아가신 이를 산 사람과 똑같이 모신다는 정신에서 비롯된 것이다.
{중용(中庸)}의 "죽은 이를 섬기기를 산 사람 섬기듯이 하고, 없는 이를 섬기기를 있는 사람 섬기듯이 하라(事死如事生 事亡如事存)"는 교훈이 그 이론적인 배경이 되었다.
이러한 정신으로 생전에 드리던 음식을 사후의 제사에도 올리게 된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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