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9-12-01

180718_노는 직원은 그냥 놀게 놔둬야 하는 이유

노는 직원은 그냥 놀게 놔둬야 하는 이유


'노는 직원의 노는 시간'을 없애면 어떤 일이 벌어질지는 간단한 계산만으로도 예상할 수 있다. 

결론부터 말하면, 노는 직원을 없애려고 하다가는 회사의 생산성이 급격히 추락하는 상황에 처한다. 

1년에 직원 한 사람이 일할 수 있는 시간은 야근, 휴일, 휴가를 제외하고 대략 2,000시간 정도다. 만일 다섯 명의 팀원들이 60%의 시간만 일하고 나머지 40%의 사간에는 빈둥거린다고 가정하면 1년 중 1,200시간만 일하는 꼴이니 다음과 같은 계산으로 적정인력을 산출할 수 있다. 
일해야 하는 시간 = 다섯명*2,000시간 = 10,000시간

실제 일하는 시간 = 다섯명*1,200시간 = 6,000시간

잉여인력 = 10,000-6,000 = 4,000시간 = 두 명분의 시간
이 결과를 본 관리자들은 팀원을 다섯 명에서 세 명으로 줄여도 업무 수행에 전혀 문제가 없다고 생각할 것이다. 

또한 이렇게 인력을 조정하면 두 명분의 임금을 절약할 수 있고, 조직도 빠릿빠릿하게 돌아갈 테니 좋을 것이라고 기대한다. 

만약 이 팀이 수행하는 업무량이 1년에 평균 100건이고 1건당 업무 처리시간이 평균 60시간이라고 가정하면 1년간 업무 처리에 소요되는 시간은 총 6,000시간이니 세 명의 팀원을 1년 동안 100% 활용하면 문제될 것이 없어 보인다. 

그런데 과연 그럴까? 

1년간 발생하는 업무 건수가 100이라면 20시간당 한건 꼴로 업무가 생긴다는 의미고, 그렇다면 다음과 같이 세 명의 팀원이 순차적으로 돌아가며 업무를 감당하면 될 것이다. 


A업무 : 홍길동 -> (20시간 후) -> B업무 : 김삿갓 -> (20시간 후) -> C 업무 : 박문수 -> (20시간 후) -> D업무 : 홍길동........ 


하지만 업무라는 것이 이처럼 20시간마다 한 건씩 정확하게 시간에 맞춰 발생하지는 않는다. 

20시간마다 한 건이란 말은 평균적으로 20시간마다 한 건의 업무가 발생한다는 의미니, 1년 내내 일이 없다가 제야의 종소리를 듣기 위해 퇴근을 준비하는 12월 31일 오후 5시 59분에 100건의 일이 한꺼번에 발생할수도 있다. 

물론 극단적인 상상이니 이런 경우는 없겠지만, 업무가 고르게 발생하지 않고 한꺼번에 몰리다가도 갑자기 뚝 끊어지는 경우는 비일비재하다. 

한 건이 업무가 완료되는 데 필요한 시간도 평균적으로 60시간이지만, 실제로는 그보다 더 많은 수밖에 없다. 

왜 그럴까? 공교롭게 이제 막 세 명의 팀원이 각자 업무를 시작한 상태라면 새로 도착한 업무는 최대 60시간을 기다려야 자기 차례가 되고, 그 업무는 120시간(대기시간 60시간 + 처리시간 60시간)이 지나야만 완료될 수 있다. 

그 후에 다른 업무들이 무작위로 발생한다면, '줄 뒷쪽에 서 있는' 업무일수록 대기시간이 급격하게 늘어날 것임은 굳이 계산하지 않아도 짐작할 수 있다. 

이렇게 되면 팀원들이 쉬지 않고 일해도 계속 쌓이는 일을 감당하기 어려울 뿐더러 업무를 지시한 상사나 고객의 노여움도 사게된다. 

그렇다고 노는 것은 아니니 팀원들은 죽을 맛일 것이다. 원래대로 팀원수를 유지했더라면 임의로 발생하는 업무는 놀고 있는 직원들이 감당할 수 있었을 텐데 말이다. 

'인력가동률'을 100%로 끌어올리는 방향으로 인력을 조정하면 생산성이 높아질 것 같지만 실제로는 결코 그렇지 않다. 인력가동률을 높이면 하나의 업무가 완료되는 데 걸리는 시간, 즉 '사이클 타임'이 증가해서 업무 처리량이 줄어들기 때문이다. 

노는 사람 없이 일할 때보다 여유시간을 가지고 일할 때 생산성이 더 높다는 것은 매우 아이러니하게 느껴지지만 사실이 그러하다. 

적정인력은 유휴시간이 0일 때의 인력이 아니라 유휴시간을 어느 정도 보장할 때의 인력이다. 

물론 유휴시간을 무한정으로 보장할 수는 없다. 인력가동률은 업무에 따라 다르겠지만 70~80% 정도가 적당하다. 

즉, 하루 중 대략 2시간 정도의 유휴시간은 주어져야 한다는 뜻이다. 

직원들이 커피 마시면서 잡담하느라 타이트하게 일하지 않는다고 노여워할 필요는 전혀 없다. 

사적으로 인터넷을 보면서 딴짓을 하는 시간은 전체 생산성을 높이는 데 필요한 버퍼에 해당하기 때문이다. 직원들끼리 잡담을 나누도록 장려하면 생산성이 크게 개선된다는 베자민 와버의 연구도 있다. 

-------(중략)------- 

* 출처 : [착각하는 CEO_직관의 오류를 깨뜨리는 심리의 모든 것]중에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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