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9-12-01

180811_회사란 나를 만들어 가는 곳

회사란 나를 만들어 가는 곳


그리고 다시 회사란 무엇이었는지를 생각해봅니다. 

회사를 그만두길 정말 잘햇어, 아주 잘했어! 싶으면서도 한편으론 만약 회사에 취직하지 않았더라면 나는 지금쯤 어떻게 되었을까를 생각해봅니다. 

그리고 역시 회사원이었다는 게 내게 더할 나위 없이 중요한, 멋진 일이었음를, 또한 통감합니다. 

회사란, 제게 더없이 좋은 '인생의 학교'였습니다. 

우선 일하는 방법을 가르쳐준 소중한 존재였습니다. 동료와 선배, 그리고 취재 상대에게서도 많은 걸 배웠습니다. 

한 가지 일에 대해, 내 경우에는 '글쓰기'에 대해, 그럭저럭 프로로서 일을 할 수 있게 된 건 틀림없이 회사 덕분입니다. 

그리고 그뿐만이 아닙니다. 

돈과 어떻게 관계를 맺을 것인가. 

성격이 맞지 않는 동료와 상사와 어떻게 맞춰갈 것인가. 

열심히 노력해도 결과가 따르지 않아 자신감을 잃었을 때에는 어떻게 할 것인가. 

불합리한 인사이동에 어떻게 대응할 것인가. 

납득할 수 없는 멸령에 어떻게 대처할 것인가.... 

회사란 쉴 새 없이 다양한 당근과 채찍을 꺼내 사원들을 휘두릅니다. 이 파상공격은 학생 시절에는 도저히 경험할 수 없는 리얼하고 힘겨운 것들뿐입니다. 

조금이라도 정신 줄을 놓았다가는 당장 그 힘겨움에 잡아먹혀 인생이 엉말이 되어버리고도 남음 직한 것들입니다. 

회사원이 된 이상, 누구나 그것들 하나 하나와 정면으로 부딪쳐가야 합니다. 

마치 영화의 성장 스토리 같습니다. 

----(중략)---- 

여행을 떠남으로써 사람은 비로소 어른이 됩니다. 

어른이 된다는 것은, 쓴 것도 슬픈 것도 모두 삼켜 앞으로 나아갈 힘을 단련하는 것을 뜻합니다. 

회사에 취직하면 그것만으로도 누구나 영화 주인공 같은 체험을 할 수 있습니다. 

역시 회사란 멋진 곳이지요? 

그렇지만 역시 가장 중요한 것은 '여행을 끝내는 것'이 아닐까요? 여행은 언젠가 끝이 납니다. 

여행에서 졸업하는 날이 옵니다. 그건 결코 잊어서는 안 됩니다. 

그러지 않으면 여행에 의존하게 됩니다. 

여행이 편하다면, 특히 더 주의해야 합니다. 

침낭이나 텐트에서 지내는 여행이라면 걱정 없습니다만, 가는 데마다 쾌적한 호텔이 준비되어 있다면, 여행을 떠났다는 사실조차 잊고 어려움에 맞닥뜨릴 필요도 없어져, 그저 여행을 계속하는 것만이 목적이 됩니다. 

음식이 맛없다는 둥 종업원 태도가 마음에 안 든다는 둥 불평을 늘어놓을 뿐, 여행은 점점 더 따분한 것이 되어갑니다. 

결국에는 반드시 맞이하게 될 '아무도 호텔을 준비해 주지 않는'사태에 전혀 대처하지 못하고, 자신에게 주어졌던 그때까지의 행운도 잊어버린 채 그저 어쩔 줄 몰라 자기가 얼마나 불행한지 탄식만 하는 꼴이 됩니다. 

성장 스토리와는 정반대의 세계입니다. 


그렇습니다. 

회사는 나를 만들어가는 곳이지, 내가 의존해가는 곳이 아닙니다. 

그걸 알게 되면 회사만큼 멋진 곳도 없습니다. 그리고 수행이 끝났을 때 당신은 언제고 회사를 그만둘 수 있습니다. 

다만 '언젠가 회사를 졸업할 수 있는 자기를 만들 것'. 그것만큼은 정말 중요한 게 아닐까요. 

그런 생각을 하는 51세 무직의 봄입니다. 

* 출처: [퇴사하겠습니다.]중에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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