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9-12-01

180822_무능한 사람은 늘고 인재는 회사를 떠나는 까닭

무능한 사람은 늘고 인재는 회사를 떠나는 까닭


사회학자인 로버트 액스텔은 이 질문의 답을 구하고자 컴퓨터를 사용한 시뮬레이션 실험을 수행했다. 

그는 먼저 시뮬레이션 모델 속에 거주하는 가상의 인간들을 만들어낸 뒤, 그들이 이이긔 크기에 따라 독립적으로 일하기도 하고 협업하기도 한다는 알고리즘을 삽입했다. 

다시 말해 혼자 일하는가 아니면 모여서 일하는가의 문제는 개인에게 돌아갈 이익의 크리고 결정된다는 의미였다. 

또한 액스텔은 시뮬레이션 모델의 현실감을 높이기 위해 가상인들에게 개성의 차이를 부여했다. 

사람들은 근면한 노동을 통해 높은 소득을 추구하는 '소득 중시자', 돈보다는 개인적인 시간을 즐기고자 하는 '개인생활 중시자'로 나뉘었다.(각각 개미와 베짱이로 간주하면 이해하기 쉽다) 

이러한 두 개의 알고리즘을 시뮬레이션 모델에 적용한 후에 어떤 일이 벌어지는지 살펴보니, 예상대로 소들 중시자들은 독립적으로 일할 때보다 다른 사람과 협업할 때 더 많은 소득이 생긴다는 점을 깨닫고 하나둘 기업을 만들기 시작했다. 

모델에 삽입된 알고리즘으로 인해 소득 중시자들은 높은 소득을 추구하게끔 설정되어 있었기 때문에 이것은 자연스러운 현상이었다. 

바년 개인생활 중시자들 사이에선 기업이 만들어지기 어려웠다. 

현실세계에서 잘나가는 기업들은 대부분 뛰어난 아이디어와 강력한 실행력을 지닌 소소의 사람들로부터 시작된다는 점에서 액스텔의 시뮬레이션 모델은 현실의 모습을 제법 훌륭히 모사했다. 

소득 중시자들이 설립한 기업들은 점차 사람들을 고용하여 생산성 향상을 꾀하기 시작했고, 무작위로 고용이 이루어졌기에 소득 중시자들과 개인생활 중시자들이 고루 채용되었다. 

바로 이 시점부터 흥미로운 현상이 벌어졌다. 

기업의 인적 규모가 크지 않을때는 직원 한 사람이 조직에 기여하는 성과의 비율이 상당하기 때문에 그가 얼마나 열심히 일하는냐가 기업의 성패를 좌우한다. 

이럴 때에는 아무도 무임승차자가 되려는 시도를 하지 못한다. 

자신이 남의 성과에 기대어 놀기 시작하면 조직의 성과가 바로 급락해서 자신에게 돌아올 몫이 눈에 띄게 줄기 때문이다. 

게다가 인원이 얼마 되지 않으니 노는 모습이 금방 발각되어 제재를 당할 위험도 크다. 

하지만 기업의 인적 규모가 커질수록 돈을 벌겠다는 야심이 적은 개인생할 중시자들은 일하는 척만 해도 그것이 전체에 미치는 영향력이 미미하다는 사실, 그리고 그렇게 속임수를 써도 받아가는 연봉은 열심히 일할 때와 거의 차이가 없다는 사실을 깨닫는다. 

이렇게 되면 무임승차가 생존에 유리한 전력으로 조직 전체에 전파되고 열심히 일하던 소득 중시자들도 어느새 하나둘 무임승차 전략을 택할 가능성이 높다. 

자신이 얻는 순이익(=소득-노동력)이 무임승차 전략을 실행할 때 더 큰 까닭이다. 

액스텔은 시뮬레이션 모델에 알고리즘을 하나 더 추가하여, 사람들이 더 높은 소득을 벌 기회가 생기면 독립적으로 일하는 방식을 취하거나 다른 기업으로 이직하는 것을 허용했다. 

그랬더니 무임승차 전략을 거부하고 묵묵히 일하던 사람들이 가장 먼저 조직을 이탈하기 시작했고, 기존의 기업에는 무임승차자들이 점차 우글거리는 현상이 나타났다. 

액스텔은 모델은 비록 단순한 몇 가지 알고리즘에 의존한 시뮬레이션이지만, 기업의 현실을 매우 비슷하게 모사한다는 점에서 가치가 있다. 설립 초기에는 헌신적인 소수의 인력에 의해 조직이 성장하다가 어느새 무임승차자들이 이곳 저곳에서 중요한 자리를 차지하면 급기야 일 잘하던 사람들이 조직을 떠나 새로운 회사를 창업하는, 우리가 익히 접하는 기업의 실태를 여실히 보여주기 때문이다. 

앞에서 제기했던 질문을 다시 던져보자. 

무임승차는 모든 조직에서 필연적으로 나타나는 현살일까, 아니면 조직관리를 잘못할 때 발생하는 경영상의 실패일까? 

이에 대한 답은 '둘 다'다. 

액스텔의 시뮬레이션은 무임승차자가 조직의 규모가 확대됨에 따라 어쩔 수 없이 발생한다는 점을 링겔만과 라테인의 실험보다 더욱 직접적으로 시사한다. 

무임승차는 직원들의 개성, 가치관, 역량 등의 차이에서 비롯되는 현상이라는 것이다. 

그러나 무임승차자의 발생이 필연적이라 해서 조직관리가 필요 없다는 것으로 액스텔의 실험을 해석하면 곤란하다. 

무임승차자의 증가를 사전에 차단하지 못한다면 기여도가 큰 인재들은 회사를 가장 먼저 떠나버리고 무능한 사람들만이 남아 조직을 근근히 꾸려간다는, 소위 '파킨슨의 법칙'이 현실로 나타남을 경고하니 말이다. 

그렇다면 파킨슨의 법칙에 희생되지 않은 채 건재함을 유지하는 당신의 회사에 무임승차자가 몇 명이나 존재할지 가늠해보면 어떨까? 

* 출처 : [착각하는 CEO_직관의 오류를 깨뜨리는 심리의 모든 것]중에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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