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0-01-03

090421_새우잠을 자더라도 고래꿈을 꿔라!

 

새우잠을 자더라도 고래꿈을 꿔라!
 
 

* 요즘 TV에 나오는 광고중 하나입니다. 

부모님마음을 언제쯤 헤아릴수 있을까요... 

모두들 어려워 하는 지금... 

그래서 자식 걱정하는 마음이 더한가 봅니다... 

아버지, 어머니.... 

사랑합니다..... 




너와 함께 집 앞에 있는 산을 올랐다. 여름이라 조금만 몸을 움직여도 땀이 났다. 몇 갈래 등산로 중 가장 긴 코스를 골라 능선에 이르자 평탄한 길이 나오고, 솔솔 부는 바람에 땀도 식어, 그때까지 오르막길을 오르느라 힘들었던 걸음은 한결 여유가 있었다. 

나무 사이를 걸어가면서 넌 무슨 할 말이 그렇게 많은지 잠시도 입을 다물지 않았고, 재잘거리는 네 목소리에 세 시간쯤 걸리는 등산길이 조금도 지루하지 않았다. 

그렇게 너를 앞세우고 나무 사이를 걸어 가다가 문득 생각났다. 어젯밤에 넌, 네가 왜 태어났는지 모르겠다고 고개를 갸우뚱거렸지. 아빤 다시 그 이야기를 끄집어내고, 장난삼아 이렇게 말했다. 

우린 원래 저 하늘의 다른 별에 살았는데, 이 지구에서 할 일이 있어 태어나 이런저런 일을 겪으며 사는 거라고. 그러자 넌 농담 같은 내 말에 대뜸 심각한 표정을 짓더니, 사는 게 너무 힘들어 예전에 살던 별로 다시 돌아가고 싶다고……. 

생각지도 못한 네 말에 아빤 어안이 벙벙해졌지. 그리고 네가 보기보다 너무 비상해서 어린 나이에 이미 세상을 다 알아, 더 이상 살아 볼 필요가 없다고 생각하는 게 아닌가 하는, 말도 안 되는 걱정이 문득 머리를 스쳤다. 그런데 그런 내 속을 알기라도 하듯이 넌 이내 깔깔 웃으며 농담이라고 했고 난 또 너의 말 한마디에 그런 엉뚱한 걱정을 했다는 게 어이가 없었다. 

등산길 내내 아빤 한 생각이 머릿속에 맴돌았다. 자식의 한마디 농담에도 마음이 흔들리고, 말도 안 되는 걱정을 하는 우스꽝스런 짓을 하는 게 아빠가 되는 일인가 하는……. (1999. 8.) 

*출처:[내 안에 등불을 든 아이]中에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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