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9-12-01

180703_쉬운 인생이란 없다는 것

두려움


쉬운 인생이란 없다는 것.
늘 살면서 두려움에 떨었던 것 같다. 사람을 만날 때도 두려움 때문에 불필요하게 마음이 울렁거렸다. 막상 회사를 그만두려 할 때도 막연한 두려움이 나를 머뭇거리게 했다. 글을 쓸때도, 무슨 일을 도모할 때도 두려움은 놀 친구처럼 따라다녔다 새로운 일, 새로운 사람에 대한 울렁증처럼 두려움은 내게서 떨어질 줄 몰랐다. 

"주도권을 쥐어야 해요.질질 따라가서는 아무것도 못해. 그래서 사람은 어떤 면에서는 확실한 자기 주관과 고집이 있어야 하는 거예요." 

선생이 그렇게 말했을 때, 나는 곧바로 이소룡을 떠올렸다. 이소룡은 어느 책에선가 그렇게 말했다. 상대방을 자신의 원 안으로 끌어들이라고. 그러면 이길 확률이 높아진다고. 반면 상대방의 원 안으로 끌려 들어가면 끝이라고. 

지금까지 나는 늘 누군가의 원 안으로 끌려 들어가는 삶을 살았던 것은 아닐까. 그래서 늘 배척받는 것이 두려워 필요 이상으로 소심해지고 눈치를 봤던 것이 아닐까. 일과 부딪칠 때도 내 원 안으로 일을 끌어들여 확실하게 장악하지 못 했던 것은 아닐까. 

어떻게 하면 이 지긋지긋한 불안과 두려움을 끊어낼 수 있을까? 

가네시로 가즈키라는 작가의 <고(GO)>의 한 장면이 떠오른다. 저자와 마찬가지로 소설의 주인공은 재일 한국인이다. 귀화하지 않고 재일 한국인으로 일본 사회에서 살아가는 일은 그리 녹녹지 않았던 모양이다. 권투 선수 출신인 주인공의 아버지는 초등학교 4학년 때 아들에게 권투를 가르쳐주며 세상사의 원리 하나를 전수한다, 다른 장면은 다 잊었지만 그 장면은 잊히지 않는다. 

아버지가 말한다. "왼팔을 쭉 뻗어봐라." 아들이 그렇게 하자 다시 아버지가 말한다. "그대로 한 바퀴 돌아봐." 아들이 시키는 대로 한 바퀴돈다. 그런 아들에게 아버지는 이렇게 말한다. "너의 주먹으로그 린 원이 바로 너란 사람의 크기다. 원 안에서 손이 닿는 만큼만 손을 뻗어야 다치지 않고 살수 있지. 그런 인생을 어떻게 생각해?" 주인공은 소설의 주인공답게 말한다. "시시해." 아버지가 웃으며 다시 이야기한다. "복싱이란 바로 그 원을 깨부수고 나가서 무언가를 쟁취하는 거지. 밖에는 강적들이 우글거려. 그 적들이 너의 원 안으로 달려들 거다. 맞으면 아프고 때려도 괴롭다. 그래도 할 거야? 원 안에 있으면 안전한데." 아들은 결연한 표정으로 말한다. "할래." 

오십 줄이 되어가는 나이가 되니 알겠다. 그게 삶을 살아가는 방법에 대한 멋진 은유라는 것을. 근데 한 가지 틀린 점이 있다. 원 안에 있어도 안전하지 않다는 것. 

"두려움을 없애는 방법? 있어요. 성공을 거두는 거야. 주식 투자 무섭죠? 실패할까 봐 두렵지요? 하지만 딱 한 번만 제대로 목표물을 맞추는투자를 성공A|키고 나면 돈도 벌지만 용기와 자신감도 버는 거예요. 그냥 집어 않아서 '용기야 생겨라, 자신감아 나와라' 한다고 생기는 게 아닙니다." 

옆에서 바라본 선생은 마치 이소룡을 보는 듯했다. 주인공의 아버지를 보는듯 했다. 선생은 늘 자신의 원 안으로 상대방을 끌어들였고 주도권을 놓지 않았다. 그러면서 동시에 자신의 원을 깨고 나가 밖의 것을 기꺼이 쟁취했다. 

"그렇기 때문에 언제나 준비하고 대비해야 하는 거예요. 투자나 사업에서 실패하면 본만 버리는 게 아니라 용기와 자신감까지 날아가는 거니까. 돈이야 다시 벌면 되지만 용기나 자신감은 쉽게 다시 얻지 못해요. 그래서 인생이 훅 날아가 버리기도하지요. 무서운 겁니다. 살아간다는 건." 

그래서 이소룡은 그렇게 말했나보다. 

"쉬운 인생을 살기를 기도하지 마라. 대신 역경이 닥쳤을 때 이겨낼 힘을 달라고 기도하라. " 

반백의 나이가 되어서야 깨달았다. 쉬운 인생이란 없다는 것. 그리고 안전하게 들어앉아 있을 수 있는 원이란 없다는 것. 

지금이라도 원을 깨고 나가 세상과 멱살잡이를 해야 한다는 것. 잃는 것이 두려워 머뭇거리는 사이에 그나마 갖고 있던 것마저 없어져버린다는 것. 

아끼다 '똥'되는 것이 인생이다. 

여행이 끝나고 일상이 다시 시작됐을 때, 어떤 상황에도 흔들리지 않는 힘을 갖게 되기를 기도하며 마음을 다잡는다. 

* 출처 : [백만장자와 함께한 배낭여행] 중에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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