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9-12-01

180809_인생에서 숫자를 지울 것

인생에서 숫자를 지울 것


인터넷에 떠돌았던 나라별 중산충의 기준이다. 
영국(옥스포드대에서 제시한 중산층의 조건)
*페어플레이를 할 것 

*자신의 주장과 신념을 가질 것 

*나만의 독선을 지니지 말 것 

*약자를 두둔하고 강자에 대응할 것 

*불의, 불평, 불법에 의연히 대처할 것 
프랑스(퐁피두 대통령이 ‘삶의 질’에서 정한 중산층의 기준)
*외국어를 하나 정도 구사하여 폭넓은 세계 경험을 갖출 것 

*한 가지 이상의 스포츠를 즐기거나 하나 이상의 악기를 다를 것 

*남들과 다른 맛을 낼 수 있는 별미 하나 정도는 만들어 손님을 대접할 것 

*사회 봉사단체에 참여하여 활동할 것 

*남의 아이를 내 아이처럼 꾸짖을 수 있을 것 
대한민국(연봉정보사이트 직장인 대상 설문)
*부채 없는 아파트 평수 30평 

*월급여 500만원이상 

*자동차는 2,000 CC 급 중형차 

*예금액 잔고 1억 원 이상 

*해외여행은 1년에 몇 번 


영국, 프랑스와 비교했을 때 

우리나라 기준에 빠짐 없이 등장하는 것. 

그건 바로 숫자다. 



한번은 인터넷 서핑을 하다 

‘나의 결혼 가능 점수’를 알려준다는 배너 광고를 본 적이 있다. 

사주 사이트인가 했는데 그건 결혼정보회사 사이트였다. 

나이, 키, 몸무게, 자산 액수, 연봉 등 수많은 숫자를 입력하고 나면 

소고기처럼 등급을 매겨 나의 결혼 가능 점수도 알려준다는 거였다. 



이게 진정한 의미의 한국형 알파고가 아닐까 싶었다. 

우리는 무엇이든 숫자로 책정하는 것을 너무 좋아한 나머지 

나 자신의 값어치를 매기는 일도 자연스럽게 받아들인다. 

그렇게 세워진 숫자의 삶 속에서 

개인은 이력서에 쓸 숫자들을 위해 분투하고, 

집의 평수로 관계에 금을 긋고. 

파업이나 집회가 있으면 어떤 가치의 충돌인지가 아니라 

얼마의 돈을 손해보고 있는지를 헤드라인으로 읽는다. 

그야말로 가치는 잊은 채 서로의 값어치만 묻는, 숫자의 삶이다. 



여기서 숫자라는 건 

언제나 비교하기 쉽고 서열을 매기기 용이하다는 특징이 있다. 

예를 들어, 세모와 동그라미를 비교하여 서열을 매길 수는 없지만, 

1과 2를 비교하여 서열을 매기는 건 누구나 할 수 있다. 

결국, 숫자의 삶이란 

쉴 새 없이 비교되며 서열이 매겨지는 삶인 것이다. 



그 안에서 우리는 

낮은 값어치가 매겨질까 안절부절못하고 

자신의 위치와 서열을 끊임없이 확인한다. 



그런데 과연, 삶의 모든 것을 숫자로 측정할 수 있을까? 



아이큐가 지혜를 측정할 수 없고, 

친구의 숫자가 관계의 깊이를 증명할 수 없으며, 

집의 평수가 가족의 화목함을 보장할 수 없고, 

연봉이 그 사람의 인격을 대변할 수는 없다. 



진정한 가치는 숫자로 측정되지 않는다. 

그러니 만약 당신이 우월한 존재가 아닌 

비교할 수 없는 존재가 되고 싶다면 

가장 먼저 삶에서 숫자를 지워야 할 것이다. 


삶의 가장 중요한 것은 

숫자가 담을 수 없는 것들에 있다. 

* 출처 : [나는 나로 살기로 했다 (겨울 스페셜 에디션)] 중에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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