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답답한 마음으로 방송 보았습니다.
* 나는 기절할 자격도 없다고 생각했습니다
* 기억해야 할 의무
* 추모는 아픔을 지우는 게 아니라 기억하는 것이다
이런 비극이 다시는 없길 바라며...

소지품과 관련된 기막히고 가슴 아픈 이야기

불길로 뒤덮인 지하 3층

어디선가바람이 확밀려와

열차 조심히 들어가시기 바랍니다.

화염을 향해 달린 지하철

내 딸은 아닐 거야

전하지 못한 목소리

전하지 못한 목소리
지하철 1080호미스터리

19년전, 2003년 2월 18일

그날을 잊지 못하는 한 사람

전융남 81세 운명도 참 희한하다 싶은 거라...

지금도 그것만 생각하면 가슴 아프다 자다가도 벌떡 일어나요 미친듯이...

눈앞에서 큰 사고를 목격한 듯한...

당시 62세 전융남

목적지는 차로10분거리

10시까지 가야 하는데 내가 조금 늦어서 그때가 아마 9시 45분 좀 넘었을 거예요

계속 눈에 들어오는 맞은편 남자

눈에 띄었어 파란 운동복을 아래위로 입었는데

50대 운동복 차림의 남자

무언가를 만지작거리는 남자

남자가 만지고 있던 것은?

약수동

이 통의 뚜껑을 열었다가 닫았다가...

(통을) 반쯤 열다가 놔두고 호주머니에 손을 넣더니

라이터를 끄집어내가지고 라이터 불을 이렇게 켜는 거예요

다시 또 끄집어내가지고 확 켜는데

보소, 라이터 불을 왜 그렇게 켜요!

이번 역은 중앙로, 중앙로역입니다

짐을 챙겨 문 앞에 섰는데

그 순간!

펑

시뻘건 불길이 치솟으면서 불이 붙은 거야

바지에 불이 붙은 남자!

"아이고, 저 사람 저러다 죽겠다

양복을 벗어가지고 내가 껐지

전융남/2003년 당시 인터뷰
'저 사람 큰일났다' 싶어서 타 죽는 줄 알고

'저 사람 큰일 났다' 싶어서 타 죽는 줄 알고 젊은 사람이 옷을 벗어서 털고, 나도 털었는데

몇 사람이 힘을 합쳐 불을 끄는 데 성공

이 남자의 불은 다 껐지만...

남자가 있던 곳에서 타오르는 불길

남자가 만지던
플라스틱통의 정체는?

휘발유

기관사가
소화기로 불을 끄기 시작하는데

점점 옆좌석으로 옮겨 붙는 불

실제 신고 음성
- 중앙로 지하철역에 불났어요

화재발생 1분만에 첫신고접수

불이 번지는 속도가 예사롭지 않아

의 칸으로 불이 번지기 시작

탈출하기 시작한 승객들

먹구름처럼 몰려오는 시커먼 연기

바람이 분다고? 지하철 안에?

지금 열차가 들어오고 있습니다

반대편 승강장으로 들어오는 1080호 열차

1080호 열차의 승객들은?

아니야 엄청 평온해

불이 난 걸 몰랐던 1080호 승객들

1080호 탑승객
승강장에서는 건지는 상상도 못했습니다.

왜냐면 승강장이면 밝아야 하잖아요

중앙로역에 도착한 것도 몰랐던 승객들

"이게 무슨 연기야 어디 불났나봐!"

1080호 탑승객
출발만 하면 괜찮겠지 싶어서 평소에 카메라를 들고 다니니까

당시 상황은 어땠을까?

탑승객이 촬영한 사진

밖은 어둡고 안은 연기로 가득

전부 제자리에 앉아있는 승객들

전혀 위급해보이지 않아

승객들은 왜 가만히 앉아있었을까?

왜냐면 이런 방송이 흘러나왔거든

1080호 탑승객
'승객 여러분 죄송합니다. 곧 출발할 테니까

1080호 탑승객
'승객 여러분 죄송합니다. 곧 출발할 테니까 조금만 더 기다려 달라'

곧 출발한다는 안내방송을 듣고 기다린 승객들

1080호 탑승객
옆에 보니까 79호인가 그 차가 앞부터 시작해서 훨훨 타고 있었습니다

점점 불안해지는 승객들

1080호 탑승객
우리는 나왔는데 그 안에 노인들도 많고 학생들도 많았거든요

불이 옮겨 붙기 시작해

아비규환이 된 1080호 내부

실제 신고음성. 지하철 안인데 지금 문을 못 열고 있거든요
빨리 좀 와주세요

기차 안에 사람들이 갇혀서
지금 연기에 질식해서 다 죽습니다

20분 동안
150통이 넘는 신고가 접수

소방본부는 그야말로 초비상

이 안타까운 사고의 이름은?

대구 지하철 화재참사

한치 앞도 안 보이는 검은연기

황윤찬 / 전구조대원
그때 찾을 때에도 눈으로, 육안으로 찾는 게 아니고

손으로 더듬으면서 내려갔으니까...

한명한명찾아내서 들쳐 압은 채로 구출

당시 구조대원. 열이 심해가지고. 연기가 많이 빠져나오는 상태이기 때문에

시야도 확보 안 되고 지금 들어가면 바로 이렇게 화상 입습니다

쓰러진 사람들을 옮기고 또 옮긴 구조대원들

더 깜깜해지고 더 뜨거워지는 내부

지하3층은 전임 불가

방화복을 입어도 접근할 수 없는 상황

무려 1시간40분 동안

지하 3층
승강장 진화작업은 그 이후에 가능

불이 꺼진 지하 3층의 모습을 보여줄게

당시 실제 영상

지하 3층에서는 생존자가 없는 걸로 알고 있습니다

전동차 안에는 사람이 있는 게 아니고

다 사체인가요? 맞네...

화재로 인해 신원 확인 불가

중앙로역으로 몰려든 수많은 사람들

당시 중앙로역 앞

사고 후 연락 두절
어디에서도 찾을 수 없는 가족

전재영 / 실종자 가족
보통의 귀여운 딸이었죠

사라진 아내와 딸

누가 아내이고 딸인지 확인할 방법이 없다

경찰감식반, 국과수 법의학자들 유해발굴 작업 시작

양경무 / 유해발굴에 참여한 국과수 연구원
전철 내부에 있는 시신들은 처음에는 파편과 시신이 구분이 안 될 정도였습니다

양경무 / 유해발굴에 참여한 국과수 연구원 /
탄화가 되면 그 뼈는 유전자 검사를 할 수가 없어요

양경무/유해발굴에 참여한 국과수 연구원 /
탄화가 되면 그 뼈는 유전자 검사를 할 수가 없어요 너무 심하게 열의 손상을 받기 때문에

무언가를 적어서 제출한 실종자 가족들

전재영 씨가 적어 낸 것은?

실종자인적사항 조사표
금목걸이 네모난펜던트

엄마가 '내 아이가 여기서 죽었습니다' 하고 자료를 만들어야 되는 거예요

“엄마가 어떻게 자식이 여기서 죽었다고 밝히려고 이렇게까지 애를 쓰고 있나

비극의 원흉들

방화범 : 김대한 (56세)

건강악화를 비관하기 시작

사상자 350명

사망자 192명

사망자 숫자에 숨겨진 비밀

사망자 숫자에 숨겨진 소름끼치는 비밀

1079호
사망자 0명

종합사령실 = 지하철의 '컨트롤'타워',

놓쳐버린 골든타임

오작동인 줄 알았대

실제 종합사령실 교신 음성
전 열차에 알립니다.
중앙로역 진입 시 조심히 운전하여 들어가시기 바랍니다.

안 열려. 전기가 나갔으니까

인재와 인재가 겹쳐 만들어진
350명의 사상자

지하철공사측이 사건을 은폐하려 했다는 정황이 경찰 수사결과 드러났습니다.

군인들의 손에 들린 건 빗자루와 삽

그렇게 버려진 쓰레기 포대 속에서

윤근
실종자 가족
쓰레기와 사람의 소지품은 다르잖아요

한마디로 총체적 난국

방화범이 뿌린 휘발유는 고작 2리터

불에 타기 어려운 재질?

사법처리 받은 사람 10명

방화범 무기징역형

1080호 기관사 5년형

불쏘시개 전동차를 만든 책임은 그 누구도 지지 않았다

희생자 유류품 사진 전시
국과수에서 발굴한 678종의 유류품을 사진으로 전시 가족 것으로 추정되는 유류품 접수를 받아서 신원 확인에 사용하였다

보는 순간에 그냥 무릎을 꿇지 않을 수가 없었습니다

나는 기절할 자격도 없다고 생각했습니다

여전히
정신적인 고통을 겪고 있는 생존자들

대구 지하철 참사 19주기

딸의 목소리가 담긴 카세트 테이프

결혼 선물로 주기 위해서

기억해야 할 의무

추모는 아픔을 지우는 게 아니라 기억하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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